あいのちから
2023.01.28 무대에 서는 것이 좋았다. 한참 어리던 시절부터 음악에는 유난 소질이 있었다. 안무가 거칠어도 흔들리는 실수 없이 곧은 피치로 피워 내는 가창. 저에게로 쏟아지는 수천의 이목이 반가워 망설이지 못하는 기개가. 새카만 그림자가 진 세트 후면에서 임시로 설치한 계단을 휘청이지 않고 밟아 오르는 보폭이. 천부적 재능이자 유일의 무기라고 여겨 왔다. 어항 속 물에서만 자생이 가능한 금어처럼. 오로지 스테이지뿐이 저가 살고 호흡할 무이의 곳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무더운 스포트라이트. 저릿하게 부르트던 다리. 불편한 의상의 거추장스러운 장식과. 버겁도록 도약하여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그 무엇이더라도 꾹 참고 견뎌 낼 수 있었다. 파랑으로 짙게 피어나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일 정도는 저에게..